얼핏 도시의 장점, 강점들을 생각해볼 때, 나도 그랬고 많은 사람들이 도시가 가지고 있는 편리성을 떠올리는 것 같다.
잘 짜인 교통망, 편의점, *마트, 커피숍, 병원, 공원....
맞다.
그러나 막상 도시를 떠나서 귀촌을 구체적으로 생각해 볼 때, 도시에 미련을 가지게 되는 부분은 도시가 가지고 있는 생활 시스템이 아니라, 익명성, 다양성, 포용성 같은, 도시의 내적 속성들이었다.
공장에서 찍어낸 것 같은 똑같은 아파트에, 비슷한 벽돌색 외관의 다닥다닥 붙어있는 빌라, 다세대 주택들이 답답하게 보였었다. 그러나 그 비슷함 속에 묻혀서 숨어있을 수 있는 공간이 도시이다.
외국인들도, 나그네들도, 이주민들이 제일 적응하고 정착하기 쉬운 곳도 사실 도시이다. 적당히 섞일 수 있고, 나와 다름이 인정되는 곳, 트롯트부터 헤비메탈, 힙합 스타일까지 받아들여지는 곳이 도시이다. 새로운 스타일의 음식, 패션, 문화가 받아들여지고 포용되는 곳이 도시였다!
그렇다.
나는 너무 도시의 이 내적인 힘에 익숙해져서 그것이 주는 편안함을 모르고 있었던 것 같다.
귀촌을 하게 되면, 너와 나 사이의 '경계선'이 무너지고, 나의 의사와 상관없이 쑥~ 내 울타리 안으로
들어오는 이웃들에 대해 나는 얼마만큼 무장해제하고 그들을 환영하고 받아들일 수 있을까?
그것은 마을발전기금을 외지인들은 얼마를 더 내고, 덜 내고의 문제가 아니고,
텃밭에서 나는 채소를 얻어 먹었으니, 부침개를 부쳐서 옆집과 나눠 먹는, 그 정도의 문제가 아닌 것이다.
시골의 공동체 문화, 도시보다는 타인의 '다름'을 인정하는 것에 대해 인색한 그 문화 속으로 들어가서 잘 섞일 수 있을까?
뭔가 원점으로 다시 돌아가는 기분이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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